본문 바로가기

일상기록

[변변치않은일기/#1] 그런 날이 있다.

한 없이 아래로 아래로 내 자신이 침잠하는 것이 느껴지는 날이 있다.

아, 결국은 돈으로 귀결이 되는 구나.

예상하지 못했던 것도 아닌데 미친듯이 타오르던 불이 물벼락을 맞는다.

잿더미가 되어버린 나의 진심에 뿌연 연기가 자욱하다.

아니야. 너는 다시 일어설 수 있어!

한껏 아닌 척을 해본다. 괜찮은 척도 해본다. 서운하지 않은 척도 해본다.

그렇지만 초라한 마음을 거두는 것이 힘든 그런 하루가 있다.

어제가 나에게는 그런 하루였다. 5시반까지 잠을 못 이룰 정도로 침잠한 날.

다들 화면 속에서 웃고 있는데 무엇때문에 눈물이 쏟아진 건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있지말고 움직여. 차라리 얼른 잠드는 게 나아.

머릿 속에서, 마음 속에서 끝없이 또 다른 내가 나를 달래고 어른다.

내 이름에 붙은 수많은 명함들.

처음부터 불타오르지말고 군데군데 숨쉴 찰나를 줘가면서 꾸준히 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라던

어떤 선생님의 말이 떠오른다.

나는 그동안 그토록 불타오르느라 잿더미들을 치우지 못했었나.

그득그득 쌓여있던 잿더미들을 치우고 그 자리를 털어내야

다시 뗄깜을 넣고 시작불을 지필 수 있다.

성공을 가진 사람들은 그들만의 방법이 있다.

모두가 다 옳다고도 할 수 없다.

그들은 성공을 가졌기에 그동안 내가 한 게 옳은거야, 라고 말할 수 있었을 거다.

내가 가는 길이 그들과 다르다고 해서 틀린 길이 아님을

내가 성공을 가진 후에 증명하면 된다.

재작년부터 나는 '하나님이 나를 죽이려고 작정하셨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번 달부터 그 생각을 고쳐먹었다.

'하나님이 나에게 기회를 주신거야. 난 이 기회로 전환될거야.'

힘들어보인다는 말이 칭찬처럼 들리기 시작했다.

사실 난 이것보다 힘든 적이 더 더 많았다.

그 모든 힘듦의 순간들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 오고있음을 직감했다.

오늘 밤은 아이들과 9시에 잠들기를.

침잠이 아닌 잔물결에 떠밀려 어딘가에 도달하기를.

 

 
la mia notte
아티스트
이루마
앨범
World Sleep Day 2024
발매일
1970.01.01

'일상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때로는 제일 무식한 방법이 진짜 방법.  (10) 2024.02.02
나의 경제 혹한기.  (4) 2024.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