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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기록

때로는 제일 무식한 방법이 진짜 방법.

1. 제일 먼저 가계부 쓰기.

많은 재테크 서적에서 등장하는 가계부는 엄청난 존재감을 드러낸다. 가계부를 써야 현실을 파악하고 미래를 그릴 수 있다. 가계의 초석 같은 존재다. 나의 경우, 물건을 살 때마다 혹은 돈을 쓸 때마다 기록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여간 귀찮은 게 아니었다. 수기 가계부, 엑셀 가계부, 어플 가계부 등 가계부의 종류도 천차만별이다. 가계부가 친숙하지 않은 나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가계부에 대한 편견이 지나쳐서 가계부를 쓸 때마다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하는 느낌만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나에게 맞는 가계부를 찾았다. 6공 다이어리 한 장에 그 달의 수입과 다달이 고정적으로 나가는 지출들을 적고 잔액 0원에 맞추는 작업을 한다. 이 방법은 책 '빚 때문에 고민입니다'에 나온 "수입-지출=0"의 공식을 적용한 방법이다. 그 달 자신의 수입과 나가야 할 지출을 적고 수입의 나머지는 저축을 하는 방법이다. 빚을 만들지 않는 방법. 이 책의 저자는 수입보다 지출이 많기 때문에 빚을 지는 거라고 설명했다. 단순한 이론이지만 이 말은 정확히 맞다.

월급이 100만원인 사람이 200만원의 지출을 하니 100만원이 그대로 빚이 되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부부가 그러했다. 수입 안에서의 생활을 하면 빚은 자연적으로 없어진다. 이 책을 보고 나는 6공 다이어리 한 장짜리 가계부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횟수로 치자면 벌써 3년째다. 한 장씩 모아진 다이어리는 나에게 우리집 가계의 3년 동안의 기록이 되었다. 맘마미아 가계부도 수기로 적어보고, 유튜브에서 공책 한 장을 접어서 기록하는 방법도 쓰고, 엑셀가계부도 이용해 봤지만 나에겐 6공 다이어리 기록이 딱이었다. 말일에 그 달에 지출을 점검하면서 다음 달 예상 지출부터 기록했다.

 

 
빚 때문에 고민입니다
여느 집처럼 빚을 지고 살던 평범한 부부가 단기간에 모든 부채를 제로로 만든 방법을 들려주는 『빚 때문에 고민입니다』. 두 자녀가 있는 홀리 포터 존슨과 그레그 존슨 부부는 남들만큼 벌었지만 회사일과 집안일을 힘들게 병행했고, 먹고사느라 저축은 생각도 못했다. 하지만 더는 쳇바퀴 구르듯 살아가는 삶을 참지 못해 회사를 관두고 싶어졌을 때, 빚 때문에 그만두지 못하자 모든 빚을 없애야 정말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다. 그렇게 두 사람은 연필과 종이만으로 문제점부터 해결까지 찾아내고 빚 5만 달러와 주택담보대출을 모두 청산했는데, 이들이 찾아낸 방법이 바로 ‘제로섬 예산’이다. 단순해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고 효과가 바로 나타나는 ‘제로섬 예산’은 수입에서 지출과 저축을 빼면 잔액이 ‘0’이 되어야 한다는 이론이다. 저자는 빚을 청산하는 데 있어서 우선 돈과 빚의 속성을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하며 수입과 지출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돈을 써 버리기 전에 빚을 갚기로 미리 정해 두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바탕으로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예산 짜기 방법과 비상금 만드는 방법을 통해 빚을 진 사람뿐 아니라 이제 막 수입이 생긴 사람, 수입이 들쭉날쭉한 사람에게도 필요한 돈 관리 노하우를 알려 준다.
저자
홀리 포터 존슨, 그레그 존슨
출판
유노북스
출판일
2018.08.07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이 방법으로 중간중간 생긴 보너스로 리볼빙을 갚았고, 신용대출도 일정 부분을 갚을 수 있었다. 저축이라는 건 꿈도 못 꾸다가 이번 연도부터 더 이상 주택담보대출을 갚지 않고 목돈 만드는 것에 집중하기로 우리 부부는 합의를 보았다. 월부를 통해 무료 재무컨설팅을 해주신 재무설계사도 담보대출을 갚기보다는 생애주기별 포트폴리오를 작성해서 당장 현금이 없는 우리가 비상시에 무너지지 않도록 목돈부터 만들 것을 추천했다.

 

2. 미니멀 라이프 지향하기.

짠테크를 위해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나의 경우는 짠테크를 위해 미니멀을 하게 된 것은 아니다. 어디에 어떤 물건이 있는지 알지 못해 무언가가 썩는 냄새와 공생할 정도가 되다 보니 이건 아니라고 필연적으로 깨달은 것이다. 많이 버렸고, 버리는 것이 죄스럽게 느껴지자 기부를 했다. 현관문만 열어도 온갖 물건들이 들어찬 거실에 숨이 턱턱 막혔는데 현재 우리집 거실은 청소 5분 컷이 가능해졌다. 누군가를 초대하는 것은 생각만 해도 스트레스이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언제든지 우리집에 와도 아무 거리낌이 없다. 정돈된 집만큼 재테크 적인 효과도 있다. 어떤 물건이 얼마큼 있는지 파악이 가능하기 때문에 낭비를 막는다. 물론 아직도 생필품은 1+1의 유혹을 떨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예쁜 쓰레기는 이제 구입하지 않는다. 육아를 위한 장난감도 구입을 멈췄다. 아이들은 소리 나고 움직이는 장난감보다 색깔사인펜으로 낙서하는 걸 좋아한다. 비싼 문화센터 오감교육보다 방앗간에서 떡 만들고 남은 쌀가루를 얻어 매트 위에 왕창 쏟고 노는 엄마식 놀이에 더 재미를 느낀다. 장난감이 필요할 때는 중고마켓을 이용한다. 육아비가 생각보다 많은 지출을 차지한다. 몇 가지 원칙만 세워두면 육아비도 줄일 수 있다.

 

3. 할인율이 높은 물건, 구입을 고민 중이라면.

소비통제를 하는 게 재테크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다. 나는 소위 말하는 '맥시멀라이퍼'였기 때문이다. 많이 가지고 있어야 부자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돈은 왜 많이 갖고 있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부자들은 다 불법을 저지르고 성실하지 않다고 배웠다. 생필품은 한꺼번에 쟁여두고 쓰고, 예쁜 소품들은 집의 인테리어를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쇼핑하는 것을 너무 사랑했다. 영화 '쇼퍼홀릭'을 보면서 그녀가 마치 나 같다고 느껴졌다. 오히려 영화 속 물건들에 소비욕구를 느꼈으니 말 다했다. 그러던 어느 날 미니멀라이프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카페에서 어떤 글을 봤다. 그 글의 작성자는 자신의 집을 자랑했는데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아파트 모델하우스처럼 깨끗했다. 거실에는 책을 읽는 탁자와 의자가 전부였고, 주방에도 그 흔한 조리도구 하나 밖으로 나와있는 게 없었다. 그런 집에 살면서 그는 오늘도 버릴 물건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런 집에서 버릴 물건이 나온다는 것도 신기했다. 예쁜 물건으로 채우고 싶지 않냐는 댓글에 글쓴이는 안사면 100% 할인, 이라고 말했다. 물건을 잘 안 사기로 소문난 연예인도 한 프로그램에서 쇼핑몰에서 내세우는 할인률이란 그 물건을 구매할 확률이라고 말했다. 정확하다. 95% 할인이라는 문구를 보면 사려했던 것이 아니라도 눌러보게 된다. 필요하지 않았음에도 일단 장바구니에 담고 본다. 95%의 확률로 물건을 지른다. 가계부를 쓰고 말일정산을 하다 보니 의외로 우리집은 잡다한 물건들에 소비가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물건구입만 줄여도 저축이나 대출일부상환이 가능했다. 지금 당장 한 달치 카드내역과 지출내역을 살펴보시길. 의외로 먹는 것과 물건 사는 것에 지출의 대부분이 나갔을 것이다. 옛날 어르신들 말에 '사람 입이 제일 무섭다.'라는 말이 있다.

 
쇼퍼홀릭
못말리는 신상 명품녀 ‘레베카’를 소개합니다! 멋진 훈남보다 그녀를 더 설레게 하는 것은 바로 쇼핑! <쇼퍼홀릭>의 그녀, ‘레베카’는 고해성사하듯 자신을 그렇게 소개한다. 괜한 말이 아니다. 지칠 줄 모르는 그녀의 쇼핑 본색. 그녀의 친구는 레베카를 타박하면서 걱정스러운 듯 쳐다 본다. 문제는 지나친 쇼핑으로 인해 카드명세서에 파묻힐 지경이라는 것! 이제 레베카는 빚을 청산하기 위해 월급이 더 쎈 직장을 찾아 나서게 되고, 하필 재테크 잡지사에 덜컥 취직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연이자율이 뭔지도 모르는 그녀. 과연, 새 직장에서 어떻게 살아 남을 것인가? <쇼퍼홀릭>은 전세계 1,500만 독자를 열광시킨 화제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해서 만든 작품! ‘흥행 귀재’ 제리 브룩하이머가 사상 처음으로 제작한 본격 로맨틱 코미디이며, <뮤리엘의 웨딩>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의 P.J. 호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올 봄 최고 기대작의 자리를 일찌감치 예약해 두었다. 지름신의 강림을 한번쯤 경험해본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절대 공감지수 100%를 자랑하는 로맨틱 코미디 <쇼퍼홀릭>. 오는 3월 26일, 못말리는 신상 명품녀가 그녀만의 쇼핑 노하우를 전수하러 극장을 찾아온다!
평점
6.7 (2009.03.26 개봉)
감독
P. J. 호건
출연
아일라 피셔, 휴 댄시, 크리스틴 리터, 조앤 쿠삭, 존 굿맨, 존 리스고,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 프레드 아미센, 레슬리 빕, 린 레드그레이브, 로버트 스탠튼, 쥴리 헤저티, 닉 코니쉬, 웬디 말릭, 크리 루이스, 스티븐 구아리노, 크리스틴 에버솔, 마이클 페인즈, 케이틀린 홉킨스, 일레이나 레빈, 레노나 메이, 수잔 블로머트, 매트 세르비토, 클레어 로티어, 짐 홀름스, 몰리 리건, 제니퍼 스미스, 팀 웨어, 마르셀린 휴고트, 페이튼 리스트

 

4. 냉장고를 부탁해.

앞서 말한 입이 무섭다는 말은 재테크에 있어서 식비통제가 중요하다는 말과도 연결된다. 우리 부부는 아이가 없던 신혼시절에 한 달 식비가 무료 200만원 가까이 나왔다. 배달, 외식으로 나가는 돈이 많았다. 배우자는 1일 1치킨이라는 신조가 있었다. 지금도 후회가 된다. 그때 하수구로 흘려보낸 돈만 모았어도 우린 리볼빙까지는 손대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은 아이들이 있어서 식비통제가 어렵다. 나와 배우자는 김치만 먹어도 살지만 성장기에 아이들은 그럴 수가 없다. 우리집 같은 경우 특수하게도 아이들이 식품 알레르기가 있어서 아무거나 먹을 수가 없다. 식품 알레르기의 정도가 심해서 자칫 잘못하다간 '아나필락시스'가 올 수 있어서 항상 주의가 필요하다. 다른 아이들은 간식 먹고 밥 먹으러 기관에 다닌다는 우스운 소리도 하지만 우리집 아이들은 간식도, 밥도 모두 도시락을 싸야 한다. 덕분에 기관에서 나오는 식단표에 도움을 받는다. 식단 짜는 게 머리 아프다면 기관에서 나오는 아이들 식단표를 참고하라 말하고 싶다. 냉장고에 무엇이 들었는지 알고, 그것으로 만들 수 있는 음식들까지 적었다면 그것으로도 식비절약에 한 걸음 다가온 것이다. 최근에 우리집에도 냉장고 위에 냉장고 칸막이 모양의 스티커가 하나 붙었다. 한 칸에는 냉장고에 들어있는 재료들을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적고, 한 칸에는 사야 할 식료품이나 물건들을 적는다. 알아야 할 중요한 일정이나 일과들도 한 칸에 적은 다음 하나씩 지워나간다. 네 칸 스티커를 구입한 뒤, 우리집은 배달하는 일이 없어졌다. 우리나라 국에 들어가는 채소가 같다는 원리를 깨우친 뒤, 채소는 사고 나서 모두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한 끼 분량으로 소분한 뒤 얼려둔다. 물에 채소 넣고 끓이다 된장이나 고추장을 풀면 우리나라식 찌개가 완성된다. 나만의 밀키트인 것이다. 물론 요리에 소질이 없어서 우리집 냉장고에는 한 칸은 온갖 시판 양념장이 들어있다. 후루룩 끓여서 찌개를 만들고, 맛있는 친정 김치를 곁들이면 멋진 식사가 된다. 더 좋은 식비 절약 팁이 있다면 그냥 가지 마시고 댓글을 남겨주시길 바란다.

 

5. 앞으로의 방향.

위에 언급한 4가지 것들은 앞으로 이 블로그의 방향이 될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일상적인 내용이지만 이 블로그를 통해 이러한 원칙을 지키는 일상들이 모여 어떻게 가계의 초석을 만드는지 보여드릴 참이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바깥에서도 샌다. 집 안에서 새는 돈을 막지 못한다면 바깥에서도 지킬 수 없다. 우리집은 필연적 외벌이로 집 안에서 새는 돈을 막는 것 역시 필수다. 혹시 나와 같은 이들이 있다면 앞으로 이 블로그를 지켜봐 주길 바란다. 그리고 내가 모르는 또 다른 생활의 지혜가 있다면 나눠주시길. 나도 기꺼이 여러분에게 나의 지혜를 나눠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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